책 이야기

허삼관 매혈기 / 위화

몽실사랑 2009. 2. 6. 19:38

중국소설은 처음 읽어보는것 같다.

전에 "형제"라는 소설이 유명하다고 해서 읽어보려다가

문체가 너무 익숙치 않아서 그냥 덮어버린적이 있다.

자주 가는 까페에서 재미있다는 평이 많길래 도전해본 중국소설이다.

 

위화는 중국에서는 꽤 유명한 소설가인가보다..그의 소설은 세계각국에서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 책이 출간된 지는 거의 10년 가까이 된다.

1999년에 출간되었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것이다.

 

허삼관 매혈(賣血)기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허삼관이라는 사람의 피를 파는 이야기이다...헌혈이 아니라 매혈이다..

 

할아버지 동네사람들과 함께 우연히 피를 팔게 된 허삼관은

처음 피를 팔아 얻게 된 돈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의 피를 팔아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

피를 팔아 자기 집안을 지키고, 자식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사실 피를 팔아 번 돈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비극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특이하게 이 소설은 그런 무거움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나간다.

 

허삼관이 애지중지한던 큰아들이 일락이가 사실은 알고 보니

자기의 친 자식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는 충격적인 사건도

우스꽝스럽고 어찌 보면 코미디같이 지나가게 되고,

아들의 목숨이 위중한 상황에서 허삼관의 목숨을 건 여정도

우스꽝스럽다..

 

인생의 무게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소설이라고나 할까?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두 어깨는 몹시도 무겁고

그 무게를 짊어지고 가기에 인생은 너무 버겁다.

때론 분노와 슬픔과 눈물로 가득찬 인생을

해학과 익살로 풀어낸 이 소설..허삼관 매혈기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