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이야기/공연 이야기

연극[보도지침]-봉태규/고상호/박유덕/안재영(170603)

몽실사랑 2017. 6. 3. 23:57

 

 

 

작년 초연에 이어 재연공연을 하고 있는 연극[보도지침]을 관람했습니다.

진작부터 한번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계속 시간이 맞질 않아서 못보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보게 되었습니다.

 

연극[보도지침]에는 영화배우 봉태규가 출연하는데요..

저는 봉태규 배우의 첫 연극인줄 알았는데

이전에도 봉태규 배우가 연극공연도 종종 했었더라구요...-.-;;

어쨋든 TV나 브라운관에서만 보던 봉태규 배우의 무대연기도 궁금하기도 해서

봉태규 배우가 출연하는 회차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작년 초연 때 연극[보도지침]에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서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었는데요...

제작자의 말도 안되는 병크로 인하여 그냥 패스했던 작품인게 많이 아쉽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관객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연극,뮤지컬 제작자들의

관객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마인드가 참 아쉬울때가 많습니다.

어쨋든 이번 재연공연은 작년의 그 원 제작자와 관계가 없다고 해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연극[보도지침]은 80년대 제5공화국 시절에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고 사용했던 언론보도지침사건이 모티브입니다.

 

 1986년 "말" 지 9월호를 통해 1985년 10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문화공보부가 각 언론사에 시달한 보도 지침 584건을 폭로하였고,

이 사건으로 "말"지의 발행인 김태홍 언협 의장과 신홍범 실행의원,

김주언 기자가 국가 보안법 위반 및 국가 모독죄로 구속되었습니다.

이 후 1심에서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를 받고 풀려났으며,

9년 3개월여 만인 1995년 12월 5일 대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부권력자들은 항상 언론통제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80년대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이게 과거의 사실일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연극 [보도지침]이 더 와닿았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사건을 작품으로 만들다보면

계몽적이거나 또는 찬양일색일 수 있는데

연극[보도지침]은 실제사건의 내용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연극적인 재미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청춘들의 엉뚱함에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청춘들의 열정으로 무서움을 극복한 모습에는 감사와 동경을

그들의 최후변론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대했던 봉태규배우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딕션도 좋았고 그가 설정한 주혁의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고상호 정배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은 중간중간 배우들의 대사가 조금 씹힌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재미와 감동을 모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