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이야기/공연 이야기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 김선영/홍광호/박철호/임기홍

몽실사랑 2013. 3. 17. 19:10

 

 

 

제목만 봐서는 왠지 촌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보고 왔습니다..^^

 

[살짜기 옵서예]는 1966년 임영웅 연출, 패티김 주연으로 첫 선을 보인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이라고 합니다.

[살짜기 옵서예]는 이번이 일곱번째 공연으로 김선영씨를 7대 애랑이고 부르기도 하지요..

 

[살짜기 옵서예]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뮤지컬인데요,

"배비장전"의 내용은 많이들 알고 계실 거예요..

 

"배비장전"은 판소리 12마당의 하나인 "배비장타령"을 소설로 개작한 것으로,

 1950년에 나온 필사본을 대본으로 한 주석본은

 배비장이 여러 사람 앞에서 알몸으로 망신을 당하는 대목에서 끝나는,

관료들의 비리와 위선을 풍자한 대표적인 희극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신임목사와 다른 비장들은 배비장을 관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독불장군으로 보고,

애랑은 배비장이 여자를 좋아하면서 싫어하는 척 하는 위선자로 보고,

방자와 아랫사람들은 배비장이 잘난 척하고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서로 공모하여 그의 위선을 폭로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뮤지컬[살짜기 옵서예]속의 배비장은 소설속의 배비장과는 좀 다르게 묘사됩니다.

죽은 부인과의 정표인 산호동곳을 갓 속에 간직하며

지조와 절개를 지키기 위해 여색을 멀리하는 올곧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융통성 없는 모습이나 순진한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더군요...ㅋㅋㅋ

 

소설 "배비장전"이 풍자소설이라면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로맨스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홍광호 배우가 아니었다며 관람하지도 않았을 뮤지컬인데요...

기대이상으로 아주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뮤지컬 이었습니다..

 

[살짜기 옵서예]에서 배비장은 사실 희롱의 대상이고,

주인공은 "애랑"이라고 볼 수 있죠..

더구나 극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것은 "방자"가 아닌가 싶은데요..

 

배비장 역이 본인이 튀는 역할이 아니고 애랑을 받쳐주는 역할임에도

훌륭하게 연기한 홍광호 배우의 모습에 또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살짜기 옵서예]를 보기 전에 좀 촌스럽지 않을까,

과연 뮤지컬적인 모습이 보일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는데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무대에 등장한 돌하르방과 유채꽃 등 무대장치들,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

세련된 넘버와 더불어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노래 등

부족한 부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공연이었습니다.

 

줄거리도 탄탄하고

또 내용은 어찌나 웃기던지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공연에 푹 빠져서 웃고 즐겼답니다..

 

더구나, 홍광호 배우는 어쩌면 그리 망가지고 우스깡스러운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던지...

정말 귀여웠어요...ㅋㅋㅋㅋ

 

특히나 애랑과 배비장이 듀엣으로 살짜기 옵서예"를 부를 때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제대로 연출되었답니다..^^

 

공연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혹시 이 공연를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